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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보일드 에그 - 오기와라히오시

아놔스타샤 2007. 12. 16. 23:22

 

오랜만에 읽었던 책 !!

 

같은 책방에서 빌렸지만..

 

탐정소설인줄 알았지만..

 

그런게 아니었다는..

 

나중에 쫌 탐정소설 같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주인공 '모가미'가 여든이 넘은 '아야'라는 할머니와 동물탐정을 연구하는것이다..

 

요즘 애완동물을 기르다가 버리는것을 비판한것이다

 

하드보일드의 삶을 살아가는 냉철한 탐정과는 전혀 어울리지않는 주인공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것이 소설제목인.. 완숙달걀이다..

 

하드보일드에그가 완숙달걀이다..

 

뒤로 갈수록...

 

엄청난 반전들이 당신을 기다리고있다..

 

역자후기를 적어보겠다-ㅇ-;;

 

 

 

 

중학시절 읽은 하드보일드 소설의 주인공 말로처럼 멋진 탐정이 되고 싶었던 남자 주인공(모가미 슌페이)은

 

소설속에서 말로가 한 말 "하드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어. 부드럽지 않으면 살 자격이 없고"라는

 

구절을 읊조리며 살아가는 서른세살의 조금 철이 덜 든 남자다.

 

그는 1인 탐정사무소를 차려놓고 냉혹하고 침착하게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탐정으로 살아가고 싶어하지만

 

현실은 전혀 생각 같지 않다

 

상상으로는, 살인 사건의 시체를 냉동육 보듯 냉철히 대했지만 진짜 시체와 마주친 순간

 

그는 위장에 있는 모든 것을, 심지어 위액까지 남김없이 게워버린다.

 

작가는 껑충한 키 하나 빼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왠지 탐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주인공 슌페이의 마음속 희망들과 만만치 않은 현실을 대비시키면서 끊임없이 독자를 웃게 만든다.

 

그래서 하드보일드의 삶을 살아가는 냉철한 탐정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인공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형상화 한것이 소설의 제목인 하드보일드 에그 곧 완숙달걀이다

 

두 하ㄷ보이들의 대비, 이것이 곧 이 소설의 바탕을 이루는 유쾌한 웃음 구조다.

 

물론 주인공이 괜히 자신을 탐정이라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소설 속 말로를 지켜보며 얻은 지식과, 개나 고양이 같은 실종 애완동물을 찾아다니며

 

얻은 경험과 육감은 나중에 뜻하지 않게 야쿠자와 표리부동한 살인자들 사이에서

 

좌충우돌 활극을 벌이게 됐을 때 효과를 발휘된다.

 

이러한 주인공의 행적들 속에 다른 탐정소설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과 서스펜스가 있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의외의 반전까지,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잘 믹스되어 재미가 배가된다. 그 이야기들을 긴장으로 조이고 웃음으로 풀어주는 작가의 구성력과

 

표현력이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그뿐 아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애완동물들을 아무렇게나 유기해버리는 인간들의 극단적

 

자기중심주의와 무책임성을 따끔하게 비판한다.

 

한때 애완견으로 각광받던 시베리안 허스키 키우기 붐이 시들해지자 너도나도 앞 다투어

 

허스키를 유기한적이 있었다.

 

작중 등장하는 꼬맹이란 정겨운 이름으로 불리는 시베리안 허스키를 앞에 놓고 탐정은 생각한다

 

 

 

 

 

 

그렇게 많던 시베리안 허스키는 다 어디로 갔을까. 세상의 개의 마릿수는 유행에 따라 변한다.

 

완구나 인테리어와 마찬가지다. 참 제멋대로다.

 

동물이 좋다는 사람은 많지만 동물은 과연 사람을 좋아할까.

 

인간과 동물은 서로 어떻게 관계 맺으면 살아야 하는가.

 

휴머니즘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사상 위에 서야 하는 것은

 

아닌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가의 번득이는 성찰이다.

 

유기되는 애완동물 이야기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뉴스거리로 오르곤 한다.

 

애완동물을 키울 생각이라면 키우기전에 먼저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유쾌한 웃음과 서늘한 비판의식을 뛰어넘어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작가의 역량을 도드라지게

 

느끼게 해주는 것은 그가 선사하는 웃음 뒤에 남는 진한 여운이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을 신나는 모험으로 불태운

 

또 다른 주인공인 할머니 아야를 생각하면서 가슴이 먹먹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인생에도 얼마나 많은 기쁨이 남몰래 수놓아질 수 있는가.

 

그것이 작가가 자아내는 웃음 뒤에 숨은 일관된 메시지였다.

 

유머와 우스개가 다른 것은 유머가 휴머니즘에 뿌리를 두었기 때문이라..

 

아야의 무덤을 찾는 탐정 슌페이의 마지막 모습에 그가 남긴 독백이 오버랩 되었다

 

 

 

 

 

살다 보면 피해 갈 수 없는 길 앞에 서는 일이 있다.

 

하드하지 않더라도, 살 자격이 결여돼 있더라도,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계속 살아야한다

 

 

 

 

그래 슌페이, 살아 있는 우리들은 모두 잘났건 못났건 그렇게 열심히 사는거다.

 

 

이 책은 정말 웃기지만, 그냥 웃기기만 하는 책은 아니다.

 

역자는 이 소설을 번역하는 여름 내내 슌페이, 그 밖의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과 더불어 지낼 수 있어

 

더위도 잊고 휴가 가는것도 잊고 마냥 행복했다.

 

(형식적인 말 생략)

 

 

다시금 되짚어보는..

 

이 메뉴..

 

꾸준히 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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